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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7일 (토요일)
기획인터뷰 정한도 前 용인시의원, 청년정치인은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기획 인터뷰] 정한도 前 용인시의원, 청년정치인은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기존 정치 방식대로 반복할 것이라면 굳이 청년 정치인이 등장할 필요 없이 기성세대가 계속 정치하면 된다.

2024 총선이 다가오며 지난 총선에 이어 2030 청년세대의 출마선언 소식이 주목받고 있다. 각 당의 지도부에서 정당활동을 해온 청년들과 외부에서 사회참여 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활동가들의 움직임이 돋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청년정치인의 모습이 한국 정치에 낯선 것 역시 사실이다. 또한 갑작스럽게 한국 정치에 출현한 이들이 마음에 품고있는 웅심이 어떠한 것인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본지에서는 지난 2018년 제 7회 동시지방선거에서 용인시의회 의원 후보 최연소이시자 당선자인 정한도 前 용인시의원을 인터뷰하였다. 정 전 의원님을 인터뷰하게 된 배경에는 사회에서 청년정치를 바라보는 시선을 시정에서 느껴보신 경험자로서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기 때문이었다. 또한 청년정치 후배들의 어떠한 마음을 품고 정치에 참여야 할 지에 대한 조언을 해주시기를 원하여 인터뷰를 요청하게 되었다.

정한도 前 용인시의원 (사진출처=본인 페이스북)
정한도 前 용인시의원 (사진출처=본인 페이스북)

다음은 정한도 전 의원의 서면 인터뷰 질문에 대한 답변내용이다.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정한도입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통해 용인시의원에 당선되어 4년간의 의정활동을 마친 후 작년부터는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전문위원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이 정치와 사회에 대해 폭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솔직담백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질문1: 2020년 4월 총선 이후, 청소년 참정권이 만 18세 선거권 보장이라는 결과물로 탄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총선에서 청소년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선거에 임했으면 하시나요?

  1. 선거법이 개정되어 2020년 총선부터 적용되었을 때 선관위 홍보 문구가 “아름다운 선거, 18세부터 시작됩니다”였습니다. 투표를 할 수 있게 됨으로써 18세 청소년이 드디어 우리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으로 인정과 존중을 받게 되었습니다.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거치며 지금은 18세 선거권이 자연스럽게 정착되었습니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18세 청소년을 더 이상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그들의 뜻을 궁금해하고 공약에 반영시키는 등 유권자로 모시고 있습니다. 올해 생애 첫 투표를 앞둔 청소년들은 꼭 투표장에 가서 민주주의 사회의 주인이 되는 기회를 누려보길 바랍니다. 정치는 미리 정해진 정답을 찾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의 의견이 모여져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청소년들도 투표를 통해 본인의 주장과 생각을 표현한다면 그만큼 세상은 변화할 것입니다.

질문2: 청년당원으로서 기존 당원들과의 관계나 당에서 자리를 잡기까지 어려우셨던 점이 있으실까요?

청년당원으로서 정당 안에서 활동하는 것은 ‘인싸’라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세 가지 방법을 추천합니다. 첫째, 존경하고 배울 점이 있는 멘토를 찾는 것입니다. 선출직 정치인이든 보좌진이든 당직자든 경험과 지혜가 있는 선배 당원을 찾고 그분과 가까워진다면 정당 생활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노하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둘째, 공감대가 있고 소통이 잘되는 또래 동료들을 만드는 것입니다. 정당 안에서 동료들을 찾아보거나 기존의 지인들을 당원으로 끌어들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래 동료들이 있어야 외롭지 않게 재미있게 활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당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찾아서 하면서 보람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정당으로부터 혜택을 받아만 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이라도 정당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하면 당원들이 먼저 필요로 하고 찾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질문3: 정당에 입당하실 때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지고 입당하시게 되었나요?

입당은 신중하게 결정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정치에 관심이 있었지만 입당할 만큼 마음에 드는 정당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입당을 할 거라면 제대로 알아보고 제 기준에 충족하는 정당에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정당의 한 측면을 보고 그 부분만 마음에 들어서 입당했다가 나중에 불평하고 후회하며 탈당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 소속 정치인으로 어떤 사람이 있는지, 당의 시스템은 합리적인지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입당해서 당원이 되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 있는지도 제가 세운 중요한 기준이었습니다.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일하던 중에 정당의 모든 부분이 제 마음에 100% 들지는 않더라도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자세로 당의 발전을 이끌고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스스로 선택하여 입당했습니다.

질문4: 앞으로 어떤 정치적 목표와 사회적 지향이나 신념을 추구하실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있으실까요?

많은 시민들이 원하는 세상은 서로 죽고 죽이는 생존 서바이벌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삶의 여러 난관을 겪으면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고 버텨낼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법정근로시간, 최저임금, 최저주거기준 등 인간다운 삶의 기준을 시대 변화에 맞게 끊임없이 정비하고 정착시켜야 합니다. 또한 물질적 풍요로움뿐만 아니라 정신적 풍요로움도 추구해야 인간성이 온전히 발현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웰빙이나 힐링이 유행했던 것처럼 여가와 취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각자가 자신이 원하는 문화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적극 장려해야 합니다. 남들을 의식하며 더 빨리 가고, 더 많이 가지려는 경쟁심을 자극하는 대신 개인주의의 장점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자신에게 집중하여 자신만의 소확행을 자주 누리는 삶의 방식이 늘어나는 건강한 사회가 되도록 정치가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질문5: 기존 정치인들의 정치적 행보나 목표 중에 바꾸어 나가고 싶으셨던 점이 있을까요?

기존 정치인들이 행하는 의사결정 구조와 과정을 바꿔내고 싶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회의장에서 토론 문화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논설과 연설의 장도 늘어나야 합니다. 국민의 수준을 낮춰 보지 말고 국민 앞에서 투명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합니다. ‘열심히 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 ‘검토해 보겠다’는 말만 번지르르하게 넘어가는 정치인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정치인은 각자의 논리와 근거로 찬성과 반대를 해서, 지켜보는 국민들이 현안을 깊이 이해할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조직을 동원하는 정치 문화를 끝내야 합니다. 동창회, 산악회, 봉사단, 체육 모임 등과 관계없이 정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임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가치나 사회적 이슈와는 별다른 상관이 없는 활동을 하는 모임들을 정치인의 필요 때문에 만들고 이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방법을 사용해서든 사람들을 내 편으로 무조건 모아오는 것이 올바른 정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간을 ‘표’로만 인식하는 것이지 주체적인 민주시민으로 대접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킬 수 있는 공약으로 경쟁하는 매니페스토 선거 문화 실현을 위해서는 조직 동원 정치는 반드시 사라져야 합니다.

질문6: 사회에서 청년정치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직은 낯설어 하는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선을 향해 하실 말씀이 있으실까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청년 정치인에 대한 인식은 ‘너무 어리다.’입니다. 정치하기에 능력과 실력이, 아는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오래 일했고 나이가 많으면 능력 있는 것일까요? 사람들은 정치인의 능력에 대해 정밀하게 평가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청년 정치인들이 약자이기 때문에 특별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그들의 정치적 능력, 의사결정 능력, 분석력 등이 과소평가 받지 말고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청년의 능력이 부족할 것이다’라는 사회적 인식이 청년정치를 가로막고 있는 큰 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실력 있는, 준비된 청년 정치인들이 마음껏 활동하며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줘야 합니다. 사회현안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 직접 권한을 누리고 책임을 지며, 결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질문7: 청년층의 고민을 가장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청년정책이 청년층의 고민을 개선해주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청년층의 고민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역대 최저 출산율이 나타났다고 봅니다. 지금 청년들의 현실은 매우 어렵습니다.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지 못해 결혼 등 미래계획을 전혀 세우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청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들을 위한 국가적 특별 비상대책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외환위기 이후 가속화된 청년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으로 이미 약 20년이 지난 법입니다. 현재 상황에 맞는 완전히 새로운 특별법을 국회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주거 문제는 청년의 최소한의 삶에 관한 문제입니다. 대출을 통해서든, 공공임대주택을 통해서든 안정적인 집에서 거주하며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나가는 것이 청년들이 원하는 삶입니다.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정부가 보여줘야 합니다. 월세 자취방에서는 돈도 못 모으고 미래 설계가 어렵습니다. 가족과 친구도 초대할 수 없는 5평~7평 집에서 벗어나 18평~24평 집에서 미래를 그려 나가고 싶은 것이 지나친 욕심은 아닐 것입니다.

질문8: 기존 정치권과 청년세대가 융합되고 있는 과정의 중심에 계시는데 미래의 청년정치인들이 기존 정치와의 갈등이나 문제점에 부딪혔을 때 해 주실 수 있는 조언이 있으실까요?

기존 정치 방식대로 반복할 것이라면 굳이 청년 정치인이 등장할 필요 없이 예전부터 하던 사람이 계속 정치하면 됩니다. 청년 정치인은 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기존 정치에 물들어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기존 정치와 싸워서 이겨내길 바랍니다.

정한도 前 용인시의원 약력

(현) 경기도의회 정책지원관

(전) 용인시의회 의원

(전) 경기도의회 입법조사관

(전) 국회의원 인턴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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