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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9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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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서일 칼럼] 기본소득 도입, 신중하고 심도 있게 논의돼야

2021년 우리 사회는 코로나-19의 여파로 ‘4차 산업 혁명’의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노동의 탈공간화와 데이터 중심의 디지털화가 일어나며 노동 환경과 산업 구조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청년확장실업률은 2015년 10월 20.9%에서 2020년 10월 24.4%로 증가했다. 노동 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비숙련 노동인력인 20대 청년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카페, 편의점 등의 아르바이트 직종의 고용 감축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정치권에서는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논의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대체로 진보진영은 보편적 지급을, 보수진영은 선별적 지급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2000년대 중반, 독일에서는 현금지급형 복지시스템을 기본소득으로 통합할 시 연간 약 125조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 아래 모든 국민에게 1인당 매월 약 105만원씩을 보편적으로 지급하자는 방안이 물꼬를 텄다. 독일의 1인당 GNI가 한국보다 높고, 개인의 복지 지출 비중도 높다는 점에서 적용 가능성이 있겠지만, 한국의 사회·경제적 특성 상 보편적 기본소득의 도입은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소위 ‘표퓰리즘’이라는 비판 아래 끊임없이 정쟁의 대상이 될 것이다. 또한 제대로 된 자동 안정화 장치가 부재한 보편적 기본소득의 도입은 생산 자체가 위축된 상황에서 수요의 증가만을 불러와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밀턴 프리드먼의 ‘부의 소득세’를 활용한 안심소득 등의 선별적 복지제도가 보수 진영에서 제기되는 이유이다.

하지만 선별에도 맹점은 있다. 정부가 작년에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은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선별됐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현재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기준 탓에 선별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는 곧 완벽한 선별 제도가 존재하기 어렵다는 점을 방증한다.

또한 행정력 소모와 제도 수립을 위한 비용 지출 역시 상당할 전망이며, 기존 복지제도를 어떤 방식으로, 어느 규모로 개편할 지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단기간에 급증할 초과수요에 대해서도 역시 대비책이 필요하다.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 이미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언급하는 이들도 있지만, 기본소득은 여러 나라에서 이미 실험되거나 도입된 사례가 있는 바, 실패와 부작용 등의 선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결코 단기간에 ‘정치권의 문법’으로 논의되고 도입이 결정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현금 지급성 복지 혜택이 어쩌면 청년층의 불안을 일시적으로 잠재우고 환심을 사는 데 성공적일 수는 있다. 하지만 청년층은 더 이상 빚이 담보된 일시적 복지를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부는 온택트(ontact) 시대에 발맞춘 노동시장 재구상 플랜을 통해 노동복지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공정한 노동시장 진입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청년을 위한 정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청년들이 좌절감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시장 환경 마련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이와 함께 사회 구성원 간의 심도 있는 소통 속에서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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