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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3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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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 칼럼] 의사도 평등한 권리를 갖습니다

민주당 정부의 의사 증원 방안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보장되어야 하는, 자기 이익을 추구할 권리를 무시하는 불공정한 정책입니다.정부는 불균형한 의료 서비스 가격 통제는 방치하면서, 실제 의사 수와 미래의 인구 구조를 생각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의사를 공급하려 하고 있습니다.정부의 방안은 사실상 준계획경제나 마찬가지인 우리나라 의료시장에서, 고의적으로 의사들의 소득 수준을 낮추는 셈입니다.정부는 명백히 평등한 권리의 원칙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민주당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 반응’을 발표했습니다.정부는 의대 정원을 10년 동안, 3058명에서 3458명으로 늘려서, 총 4000여명의 의사를 증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늘어난 정원 400명 중 300명은, ‘지역 의사 선발 전형(일명 지역의사제)’으로 선발되며, 자신이 다니는 의대가 있는 지역에서, 전문의 수련기간을 포함한 10년 동안, 의무로 복무하게 될 것입니다.또한, 정부는 의대가 없는 곳에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일명 공공의대)’을 신설하고, 그곳을 졸업한 의대생들도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10년 동안, 의무로 복무하게 만들 계획입니다.정부는 의대 정원을 확대하고, 지역의사제를 도입하고, 공공의대를 신설해서, 의사가 부족한 필수 진료 과목과 지역에 의사를 충당하고, 공공의료 체계를 확충할 생각입니다.정부는 OECD 통계를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인구 대비 의사 수’가 턱 없이 부족합니다. 심지어 가난한 쿠바나 그리스보다 더 부족합니다.정부는 이 통계를 근거로, 우리나라의 의사 수가 모든 사람을 돕는 데에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정부는 의료 서비스의 공공성을 생각해서, 의료 시장을 굉장히 엄격하게 관리해 왔습니다.정부는 90년대부터 의과대학의 정원을 조정해서, 시장에 투입될 의사의 수를 통제해 왔습니다.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통칭 심평원)이라는 기구를 통해, 의료 서비스의 가격을 조정해 왔습니다. 정부가 의료 서비스의 질을 스스로 비교하고 선택하기 어려운 소비자를 대신해서, 의사들을 상대하며 과잉 진료와 가격의 폭등을 억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정부가 어느정도 관리하지 않으면, 의사는 잘 모르는 소비자를 상대로 불필요한 진료를 유도하거나, 자신의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서 무리한 가격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의사의 수와 서비스의 가격을 통제해서, 의료 서비스에 대해 잘 모를 수 밖에 없는 소비자를 보호하려 한 것입니다.

문제는, 그 방식이 의사들에게 너무 불공정하다는 것입니다.일반적으로, 심평원이 조정한 의료 서비스 가격을 ‘의료 수가’라고 부릅니다.심평원은 여러 의료 서비스 중에서, 사람들에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서비스의 의료 수가를 결정합니다. 이렇게 의료 수가가 정해진 서비스는 국민건강보험의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 체계는, 심평원이 가격을 조정하고, 보험공단이 그 가격과 보장 비율에 맞춰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지급하는 방식인 것입니다.그런데, 심평원은 사람의 생명에 직결되는, 일명 필수 진료 과목의 수가를 너무 낮게 책정하고 있습니다.필수 진료 과목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열심히 일하면 일할 수록 적자를 만들 수 밖에 없는 구조에 갇혀 있습니다.이국종 교수가 아주대 대학병원에서 미움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대신, 의사들은 심평원의 통제 밖에 있거나, 수가가 좋은 몇몇 의료 서비스에 몰릴 수 밖에 없고, 병원은 그런 서비스로 필수 진료 과목에서 생긴 적자를 메꿀 수 밖에 없습니다.자연히, 개원한 의사는 과잉 경쟁에서, 큰 병원에 고용된 의사는 과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이런 의료 수가의 불균형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문제가 되었습니다.그러나, 보험료를 충분히 올리기 힘든 정부와, 한정된 보험기금으로 수도 없이 병원을 찾는 건강염려증 환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보험공단의 압력 때문에, 심평원은 의료 수가의 불균형을 방치해 왔습니다.

민주당 정부는 부족한 의사를 충당하기 위해 증원 방안을 마련했지만,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의사 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한 편이 아닙니다. 정부는 OECD가 발표한 인구 대비 의사 수 통계를 고스란히 인용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의사 협회는 나라 마다 OECD에 제출하는 의사의 기준이 다르고, 다른 지표들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한 두가지 통계만 그대로 인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우리나라의 의료 접근성과 의사 증가율은,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매우 훌륭한 편입니다. 단순히 인구 대비 의사 수만 놓고, 의사가 부족하다고 보기 힘듭니다.심지어, 우리나라는 의료 서비스 소비자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우리나라 인구는 이미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8년 부터 이미 인구가 줄어들고 있었고, 204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4234만 명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인구 감소는, 수도권보다 지방에 더 뚜렷하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지방은 지금도 수도권에 인구를 빼앗기고 있고, 출산율도 수도권보다 특별히 높지 않습니다.지방의 의료 서비스 소비자는 수도권보다 더 가파르게 사라질 것입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에는 의사가 넘쳐서, 오히려 의대 정원을 줄여야 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의사의 공급만 늘리겠다고 하니, 의사들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습니다.의사도 수요 – 공급의 법칙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의사들은 불균형한 가격 통제 탓에 이미 과잉 경쟁, 과잉 근로 상황에 노출되어 있습니다.의사의 수는 생각보다 부족하지 않고, 수입원은 불안정합니다.여기서 정부가 의사의 공급만 늘린다면, 의사들의 소득은 어떻게 될까요? 의료 산업의 전망은 어떻게 될까요?여기서 의사 대신, 노동자나 자영업자를 대입해 보면, 정부 계획이 갖는 문제가 분명해집니다.정부는 잘못된 경제 계획으로, 의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사들의 파업을, 자기 밥그릇만 신경쓰고 환자의 생명은 방치하는, 이기적인 근무태만이라고 비난합니다.그들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가 돈 문제를 이야기해선 안된다고 믿는 모양입니다.그러나, 그런 발상이 바로 의사를 불공정하게 대우하는 것입니다.시장 경제에서, 모든 사람은 상인입니다. 모두가 상품을 생산해서 다른 사람에게 판매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모두가 다른 사람에게서 이윤을 창출해야 살 수 있습니다.의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사들도 시장에서 꾸준히 소득을 창출하고 싶어하고, 소득을 창출해야 생계와 지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다름 사람들과 다를 게 없습니다.무엇보다, 모든 사람은 평등한 권리를 갖습니다. 이는 현대 민주국가의 기초입니다. 그런데, 왜 의사는 처우 개선을 요구할 수 없을까요? 모두가 같은 처지이고, 평등한 권리를 갖고 있는데, 왜 의사는 자신의 이익을 이야기할 수 없을까요?우리나라가 단 한번이라도 의사들의 처지를 객관적으로 관찰해 보거나, 의사들의 소득이 실제로 어떤지, 의사들의 소득이 정말 그렇게 과도한지, 공적으로 검증해 본적이 있던가요?의사라고 해서, 드라마처럼 마냥 풍족하고 여유롭게 살지 않습니다. 의사는 정부와 국민건강보험 체계의 삼엄한 감시와 불균형한 가격 책정 속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고, 환자들의 갑질과 칼질 속에서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하며, 과열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철저히 의료 상인이 되어야 합니다.그 와중에 정부가 무분별하게 의사의 공급을 늘리겠다고 하니, 의사들이 가만히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사회적 강자라는 막연한 이미지 탓에, 의사는 적절히 보호받고 있지 않습니다. 사실상 방치되고 있습니다.의사도 평등한 기본권을 갖는 국민이고, 평등한 도덕적 지위를 갖는 인격입니다.

지역의사제든 공공의대든, 이 정부의 정책은 나쁜 의사를 양산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사람은 누구나 불공정한 대우를 혐오합니다. 불공정함은 사람의 동기를 꺾고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핵심 원인입니다.우리는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의사들에게,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열정과 최대한의 능력 발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이는 의무로 복무하는 의사들로 가득한 군병원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정말 운이 좋거나, 어떤 믿음을 갖고 있는 의사가 아니라면, 누구나 불공정함을 참을 수 없을 것입니다.지치고 의욕 없는 의사가 모두에게 큰 위협이 된다는 점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물론 시기가 안 좋은 건 사실입니다. 역대급 돌림병이 창궐하는 바람에, 모두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그러나, 의사들에게 자신들의 생각을 전달할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여당은 공감 능력이 없고, 야당은 저항 능력이 없습니다. 정부는 자신들의 정책이 강압적이고 불공정하다는 자각이 없습니다.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의사들 대신 투쟁해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의사들은 궁지에 몰렸습니다.파업은 특별한 대화 수단이나 합의 절차가 없을 때, 일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입니다.그래서 노동자들의 파업권이 기본적인 권리로 대우받는 것입니다.의사에게도 같은 권리가 있어야 합니다.그런데, 민주당 정부는 언제나처럼, 대화가 아닌 정의의 일격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의사들의 파업을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가고, 파업에 동참한 의사들의 면허를 박탈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이는 노동권이 처참하던 20세기처럼, 노동자들의 파업을 공산화 시도로 몰아가고, 파업에 동참한 노동자들을 해고하겠다고 협박하는 꼴입니다.민주노총이 경제위기 상황에서 파업을 강행했을 때, 민주당은 어떻게 반응했는지 궁금합니다.

이제는 의사 협회가 한 단계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의사 협회는 느슨한 협회를 넘어, 의료인 노동조합이 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심평원을 상대로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을 요구할 수 있는, 그런 결사체가 되어야 합니다.우리나라 의료체계는 매우 훌륭한 결과를 산출하고 있습니다. 높은 의료 접근성, 낮은 의료비, 높은 평균 수명, 낮은 대기시간 등.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그런데 그 결과는, 우리나라가 의료인들을 가혹하게 착취하며 쥐어 짜낸 산물입니다.많은 사람들이 의사는 마냥 풍족하고 여유롭게 사는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의사들이 온갖 위험 속에 방치되어 있습니다.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같은 의료 산업 종사자들 전체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사회 연대의 핵심은 위험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입니다.그런데 의사는 사회 연대에서 배제되어 있습니다.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모든 사람은 평등한 권리를 갖습니다. 의사라고 예외는 없어야 합니다.

이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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